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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여전히 붉은 머리카락이 어느새 꼬리뼈 부근까지 내려올 만큼 자랐다. 다른 점이 있다면, 더이상 섬세한 관리를 안 하는 듯 여기저기 삐죽거리는 머리카락이나 그것을 대충 귀 뒤로 넘긴 것? 그럼에도 타고나길 결이 좋아 이만큼의 길이에도 엉키는 일 없이 걸을 때마다 찰랑거렸다. 조금 더 시선을 내리면 붉은 머리카락과 함께 여전히 변한 점이 없는 얼굴. 젖살도 다 빠진 듯 이제 어느덧 어른의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과거에 큰 상처를 입었음에도 상처 하나 없이 깔끔한 것을 보고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는 말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그저 얄밉게 웃으며 이게 바로 자본의 힘이란 말만 되풀이하였다. 다만 언제나 밝게 빛나는 것 같던 그의 금색 눈이 방학이 끝나고 돌아와선 조금 어두워졌다는 게 달라진 점 중 하나다. 그래도 어릴 땐 뚱한 것처럼 보여도 곧잘 웃고 하던 그가 5학년이 되고서부턴 늘 무표정을 유지한 채 생활 중이며 가끔 보이는 미소도 억지로 짓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더이상 그는 사람의 눈을 직시하지 않았다. 바라보는 듯하면서도 엇나가고, 구태여 집중해 바라보려는 시도조차 않는다. 타인에 대한 관심과 소통을 멈추기라도 한 것 마냥.
샤를 E. 허크


Charles E. Herc
영국/혼혈
키/체중
나이/성별
국적/혈통
생년월일
1980년 6월 4일
15살 / 남
178cm / 63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