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관
잿빛을 띄는 얇은 머리칼은 윤기가 없고 쉽게 흐트러진다. 힘 없이 흘러내리는 머리칼이 관리가 쉬운 편은 아닌지라 제 딴에는 열심히 정돈을 하고 나옴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부스스한 모양새를 띄었고, 그럴 때 마다 아이는 삐죽 솟은 머리칼을 열심히 손으로 누르곤 했다. 머리칼과 같은 색을 띄는 눈동자는 빛이 옅고 흐려 약간 뚱하고 무신경해 보인다. 하나하나 따지고 든다면 작은 얼굴에 오목조목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 예쁘장한 얼굴임이 분명했으나 의외로 눈에 띄는 외형은 아닌, 스며들기 딱 좋은 인상. 그가 속한 가문만 아니였다면 그를 기억하기란 조금 어려움이 따를지도 몰랐다. 관심은 그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였음으로 소년은 그런 자신의 외모를 꽤나 좋아했다.
하얗다를 넘어 창백하다 느껴질 정도로 혈기가 없는 피부는 매우 약해 작은 자극에도 붉은색 자국이 강하게 남는다. 와이셔츠 속에 검은색 티를 입어 몸을 모두 가려버린 날은 대부분 그런 이유였다. 교복은 제 몸에 딱 맞는 맞춤형으로 정갈하게 맨 넥타이와 니트조끼 등 지정된 교복을 빠짐없이 갖추어 입었고, 연습이라도 한 듯 말끔한 걸음걸이는 깔끔하고 소리가 나지 않는다. 제 혈통과 품위를 뽐내듯 언제나 반듯하고 매무새를 갖춘 소년의 몸에서는 옅은 잉크냄새가 났다. 자칫하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드는 잉크 냄새는 새 책 냄새와 부드러운 모카향과 한데 어우러져 차갑지 않은 향을 퍼트렸다. 아이에게서 나는 냄새는 강하거나 독한 것이 아니였기에 다른 사람의 향이 자리잡거나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에 곧 잘 묻히곤 했고, 모르는 새 사라져버리는 미미한 향은 소리소문없는 그를 대변하는 듯 흐려졌다.
티모스 L. 크루프


Thymos Lincoln Croup

영국/순수혈통
키/체중
나이/성별
국적/혈통
생년월일
1979년 10월 29일
11살 / 남
150cm / 39kg


[ 차분한 │ 신중한 │ 무신경해보이는 │ 높은 학구열 │ 일방향적 집념 ]
1.
흐트러짐 없는 호수처럼 그는 언제나 정적인 사람이였다. 열살이 채 될까한 그 꼬마의 속에는 백발의 노인이 따분함에 하품을 하며 앉아있을것이라고, 성질 못 된 누군가가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짤막히 조롱했다. 놀림거리가 되는 상황에서도 가만히 말을 아끼던 소년은 딱딱하고 형식적인 어른들 속에 섞여 물들기라도 한 것인지 제 또래에 비해 차분하고 성숙한 모양새였다.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관계를 배우지 못해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고민하는 어린애에 불과했지만 그것을 알게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다. 나이차가 있는 몇몇 사촌을 제외하고는 학교에 오기전까지 또래와 함께 생활해 본 적이 없었기에, 그가 주변에 서투른 사람이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처사였다. 서투름을 감추기 위해 오히려 무엇이든 아는 체를 했고 관심없다는 양 굴었다. 사람의 첫인상은 단 3초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그러할 틈을 보이지 않으면 된다는 것을 아이는 제 가문에서 일찍이 배워놓았다.
2.
꽤나 성실한 사람이라 생각된다. 무언가를 배우고 알고자 하는 욕구는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아 실제로 양피지나 책을 소중히 품고 다녔고, 종종 제 팔뚝만한 크기의 두꺼운 마법서적까지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꼼꼼히 읽어가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지식은 그대로 지식으로만 둘 뿐, 그것을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비웃는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 그의 행동은 배움을 위한 순수한 의지로 보였기에 학교의 교수진들은 독수리상은 그의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며 입을 모아 칭찬했다. 하지만 독수리상은, 소년에게 고개를 내저을 것이 뻔했다. 그의 지식에 흠이 있다면 그것은 너무나 틀에 박힌 것들 뿐이라는 것. 질문에 쉬이 답을 내보이다가도 어느순간 제 의견을 흐지부지 넘겨버리며 교과에서나 나올 법 한 형식적인 얘기로 넘어갔다. 티모스가 말해주는 것들은 세간에서 모범답안이라 불릴만한 것이였지만 그 모습은 때때로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처럼 보였다.
3.
지식에 대한 욕심은 확실한 까닭을 이해하고자 함에서 시작됐다. 대부분 눈치채지 못한채 지나쳤겠지만 가끔씩 펼치던 마법서적을 제외하고는 그가 손에 드는 책 대부분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였다. 포크와 나이프를 쥐는 법이나 비누를 이용해 제대로 손을 씻는 방법처럼 따로 공부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알고있는것들을, 몸에 배여 생각하지않아도 할 수 있는 것들을 소년은 책을 읽으며 한 번 더 이해하려고 애썼다. 가장 기초의 것 들 조차 책에 적힌 것에 의존하는 것은 자신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였는데, 이러한 경향은 눈에 보이는 것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갈수록 심해졌다. 친구의 의미에 대한 질문에는 사전에 등록된 뜻을 읊어줄 것이 뻔했고 되려 질문한 적도 있었다. 결국 수긍하지 못하고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려버렸지만서도. 소년의 머리로는 형태가 없는것을 이해하기 어려웠고, 모르는 것이 많아질수록 되려 글자 속에 파묻혔다. 어쩌면 모순적인 선택이였을수도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만한 근거가 필요했다.
4.
미적지근한 온도를 가진 소년이였지만 그럼에도 몇가지, 그를 흔들만한 것들은 있었다. 그는 전까지의 크루프들과 달리 조금 유약한 사람이였지만 깊게 배인 피는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키듯 때때로 강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것이 본심에서 우러나온 가문에 대한 자부심이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평소와 달리 낮아진 발화점은 아무리 애를 써도 감출 수 없는 것이였다. 입학을 바로 앞둔 어느 날 다이애건 앨리에서의 다툼이 바로 그랬다. 슬리데린 학생과 아직 채 입학도 하지 않은 신입생의 싸움은 의외로 아직 마법도 쓰지 못하는 어린 아이에게 불리해보이지 않았으므로 역시 피는 못 속인다며 아주 잠시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당시 주변의 분위기를 똑똑히 기억한다. 그 기억은 소년에게도 후회로 남았던지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그를 찾아가 사과를 했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않았다. 원래 사람들은 이미 끝난 일엔 관심이 없으니, 자극적이지도 않은 것에는 더욱 그렇다. 결국 소년은 악명 높은 크루프의 잔재일 뿐이고, 정의를 내리기에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당분간은 좋지못할 시선들이 함께 할 게 불보듯 뻔했다.
성격
1. 티모스(Timos)
Birthday: 1979. 10. 29
해당화(Rosa rugosa thumb) : 이끄시는대로
매트릭스 터키석: 통창력, 상상
전갈자리
태어난 날은 달빛도 비추지 않은 새벽, 긴 진통으로 어머니를 괴롭힌 끝에서야 겨우 태어났다. 임신 때부터 여자를 쥐어짜내던 아기는 매우 왜소한 몸집으로 태어나 잘 울지도 않았다. 관심이라도 독차지하고 싶었던것인지 끝까지 말썽이였다. 어머니는 아이를 낳은 후 얼마 지나지않아 열병에 시달리다 곧 죽어버렸다. 아마 임신으로 지쳐있던 탓일 거라, 그녀의 장례식은 너무나도 조용하고 간단하게 치러졌다.
애칭은 티미, 하지만 주변사람들 대부분이 이름 그대로 티모스를 불렀기에 있으나 말까하다.
2. 지팡이(Wand)
느릅나무 │ 유니콘의 털 │ 9와¼인치 │ 단단하지만 부러지기 쉬움
짙은 자줏빛을 띄는 어두운 흑색의 지팡이. 날씬하고 매끈한 표면은 나무를 깍아만들었다기엔 인공적인 느낌이 강하다. 몸체와 손잡이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굴곡없는 이 지팡이는 손잡이에서 지팡이끝으로 갈수록 조금씩 가늘어지는 형태. 별다른 무늬나 조각, 꾸밈없이 올리벤더에게 지팡이를 받았을 때의 상태 그대로 유지 중이다.
선택은 지팡이의 몫이라지만 다행스럽게도 소년 역시 이 지팡이를 바라고 있었으니 결국 서로가 서로를 선택한 셈이다. '오직 순수혈통만이 느릅나무 지팡이로 마법을 부릴 수 있다.' 그것이 근거없는 믿음이였을지라도 대외에 비쳐지는 이미지만큼은 확실했으니, 그가 지팡이를 선택받던 그 날만큼은 무관심한 아버지의 얼굴에도 옅은 미소가 올랐다. 순혈가의 포부, 나의 아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3. 크루프(Croup)
제 때 발견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는 전염병의 이름. 그들의 파생은 이곳에서 유래되었다.
남의 권력을 등에 업어 약한자들의 피를 빼어먹던 흔히 '지독할 정도로 악독했다'라는 평을 받는 이 극순혈우월주의 가문은 어둠의 마왕이 집권함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숫자가 늘었다. 그를 추종하며 이름만큼은 널리 알려진 가문이지만 크루프의 구성원 대부분이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기에 한마디로 정의할 만 한 가문의 사업은 없다. 그러나 악독한 본성만은 감출 길이 없었고 돈과 명예에 애착을 보였다. 남을 짓밟아서라도 자신의 이득을 취했으며, 물질적으로 얻을 것이 없다면 정보라도 얻어 더 나은 목적지를 향해 배를 돌렸다. 끝까지 달려들어 빼앗아내는 독종, 혹은 바이러스와도 같은 모습에 타 순혈들은 가까이해서는 안되는 가문이라 이야기하거나, 같은 권력가문의 경우 눈엣가시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적으로조차 돌릴 수도 없는 가문이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 이득이 된다면 대외적으로 꺼리는 일들도 거리낌없이 행하는 이 집안을 '그 사람'은 저속하고 편리한 순혈가라고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현재는 형제의 난으로 비교적 예전보다 그 입지가 약해져 있는 상태라 때를 잡은 다른 권력가문들을 선두로 크루프에 대한 악담이 들리기도 한다. 주변의 인식은 혐오와 증오, 빈정거림에 가끔은 동정이 추가되어 썩 보기 좋은 관경은 아니였다. 그러나 여전히 굳건한, 후에 멸문할지라도 현재까지 그들의 이름은 꽤나 저명하다.
소년의 아버지는 무척이나 신중한 사람이였고 가문의 내부분열에 끼어들어 이득이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해 현재는 뜻없는 싸움에 휘말리지 않기위해 피해있는 상태다. 아이는 분명 크루프의 사람이였으나 이 탓에 제 가문의 사람들을 몇몇 만나보지 못했고 그 중 가족이라 부를 만한 사람은 아버지 뿐이였다. 그들은 본가에서 떨어진 저택에서 단 둘이 생활했고 돌봐주는 시녀나 보모들이 있었으나 교육만큼은 아버지의 담당, 어린애가 감당하기엔 어렵고 힘든 공부의 양이였지만 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았던 것인지 묵묵히 주어진 것들을 받아들였다.
4. 입학통지서를 받기 전
순수한 피를 당연시하며, 그에 우월을 느끼는 마법사 가문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아직 입학통지서도 도착하지 않은 어린아이에게 마법서적을 내밀었다. 받아든 소년은 불평 한 번 없이 학교에서나 배울 법한 것들을 스스로 깨우쳐나갔고, 아마 그가 지팡이를 조금 일찍 살 수 있었더라면 '루모스' 정도는 성공한 채로 학교에 입학했을지도 몰랐다. 어릴때부터 시작된 조기교육, 배움은 그에게 있어 당연한 것이였다. 아, 이를 뺀다면 그에겐 무엇이 남을까?
5. 혈통에 대하여
크루프 가문이 혈통에 관해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티모스 자체는 혈통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않다. 이는 현 체계에 반하는 사상을 가지고 있다기 보단 순혈의 우월성을 당연시 하는 경향이 크다. 어릴적부터 배워온 것들이 하루 아침에 쉽게 바뀌진 않을터였고, 주변에서 순혈이 아닌 다른 사람을 보지못했기 때문도 있다. 소년에게 혼혈이나 머글은 '정말로 있었구나' 라고 할 정도로 존재를 의심해야하는 정도로였으니, 그가 보이는 호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 같은 것일 뿐 그이상 이하도 아니다.
6. 그외
6-1. Like / Hate
독서, 예습, 소세지 롤, 버터를 얇게 바른 모카번 / 아직 답을 찾지 못한 문제, 추운 날씨나 온도차가 심한 날(붉어지는 피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듯)
의외로 취미나 좋아하는 것을 물어보면 별다른 고민없이 여러 개를 나열하는 편이다.
6-2. 패밀리어
별 다른 감정은 없지만 실질적으로는 불호에 가깝다. 애완동물을 돌볼 시간에 글 한줄이라도 더 읽는 것이 좋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생명을 돌보는 것의 무게를 간접적으로 나마 알고있으니 일찌감치 피하려는 모양, 하지만 집에 편지를 배달 할 올빼미 한 마리 정도는 고민 중이다. 키우는 노력보다 그가 주는 편리함이 더 크다면 나쁠 건 없지.
특징
선관
